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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린이 경제 교육 바람이 불고 있다. 선진 외국에서는 어린이의 필수 교육으로 경제 분야가 차지한지 오래이다.
경제 교육은 생활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며 경제를 아는 아이는 모르는 아이보다 더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고 한다.
흔히 부모들은 ‘아이들이 뭘 알까?’라고 생각하기 쉽다.
덧붙여 ‘너무 일찍 돈을 알면 아이답지 않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경제를 경원시하는 동양의 유교사상의 영향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내려오는 것도 이유가 된다.
유아에게 말로써 지시하거나 가르치려는 노력은 별 효과가 없다.
어린이들이 하루 하루의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습관이 들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들의 경제 활동과 사고를 통하여 배울 수 있도록 먼저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조그만 물건이라도 아끼고 고쳐 쓰는 부모님들의 모습을 어려서부터 보고 자라는 동안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그것을 배우고 따르게 된다.
서구에서는 의미 없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한 달에 얼마, 중학교에 가면 한 달에 얼마 하는 식으로 용돈을 주는 일은 없다.
아무리 유복한 가정이라도 일정 정도의 노동을 시키고 용돈을 주는 게 일반상식이다.
노동이라고 해서 엄청나게 힘겨운 일은 아니다.
매일 아침 우유병과 신문을 받아들인다거나 신발을 가지런히 놓는 일, 또는 커튼을 젖히는 일 등이다.
어렸을 때 이러한 습관을 들이면 아이들은 인생이란 노동 없이는 살 수 없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이 정도가 되면 아이들은 돈을 이론이 아닌 체험으로 알게 된다.
초등학교 분실물 센터에 멀쩡한 물건들이 쌓여도 찾아가는 아이가 없는 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돈에
대한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일본의 어떤 기업인은 자신의 아이들을 어릴 때부터 방학 때마다 고된 아르바이트를
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이 기업인은 초등학생 아들을 호텔 벨보이로 취직시키기도 했단다.
호텔 직원들이 적지 않은 불평을 했지만 그 기업인이 미리 호텔 사장에게 자신의 아들에게 줄 월급을 살짝
쥐어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처럼 많은 선진국들은 아이들에게 노동의 가치를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나라 부모들은 듬뿍 용돈을 주고도 그 쓰임을 궁금해 하지 않는다.
용돈을 준 후에는 반드시 금전출납부를 기입하도록 한다.
그리고 용돈 외의 돈을 아이가 요구할 경우엔 반드시 추가로 집안일을 시키도록 한다.
물건을 아껴쓰는 경험은 대단히 중요하다.
어린이들은 대개 그때 그때의 경험에 따라 물건을 다루기 때문에 때로는 거칠고 난폭하게 집어 던지거나 찢고
망가뜨리기 일쑤이다. 좋은 그림책을 찢거나 망가뜨리면 바로 나무라지 말고 좋은 말로 타이르면서 테이프로
붙여 주거나 본인이 직접 붙이도록 도와 주어서, 책을 소중하게 다루도록 해야 한다.
장난감도 한꺼번에 많이 주지 말고, 두세 개씩 주어 주의가 너무 산만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지고 놀 것이 많으면 주의가 산만해지고, 그럴 때에 대개 거칠어 진다.
망가지거나 부서진 것은 본인이 보는 앞에서 고쳐 주거나 함께 고쳐서 다시 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면 서서히 아끼는 마음이 길러지게 된다.
금융기관에 갈 때에는 어린이를 데리고 가는 것이 좋다.
창구에서 통장과 도장을 낼 때에는 어린이를 안아 올려서 보여주고, 또는 어린이에게 직접 내게 함으로써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도 있다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려서부터 어린이 이름으로 저금통장을 만들어 주어 저금을 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세뱃돈, 용돈 등을 아껴서 저금하게 하고 그때마다 통장의 저금액수가 늘어난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성취감과 자신감을 갖게 된다.
저축한 돈을 찾아 쓸 때에도 그 동안 모아온 정성 때문에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고 더 큰 것을 위해 목표를
세우는 습성이 생기게 된다. 어려서부터 쌓아 온 습관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습관은 제2의 천성이다. 어린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없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므로 통장에 저축한 금액에 따라 벽에 스티커를 붙여서 늘어나는 모습을 직접 보게 해주고 칭찬해 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갖고 싶은 것이 있어도 참고 기다리는 마음을 갖도록 해야 한다.
아침에 무엇을 달라고 요구할 때에는 저녁까지 기다려 보게 하는 것도 좋다.
기다리게 하는 것은 어린이에게 생각할 기회도 주고 어머니를 설득해야 된다는 것도 알게 되어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조리 있게 의사표시를 하는 능력도 길러준다. 어린이는 무엇을 사 달랬다가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변하기도 한다.
따라서 사 달라고 하는 것이 정말 원하는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도 주게 된다.
좀 비싼 물건을 사 줄 때에는 더 참고 기다리게 하는 방법이 좋다.
가정에서 가르쳐야 할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만족을 뒤로 미룰 줄 알게 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의 만족을 참고 뒤로 미루게 하는 것은 바로 저축하는 태도를 길러주는 길이며,
이것은 어린이들이 일생을 통해 간직해야 할 가치 있는 중요한 덕목이다.
장난감을 살 때에는 여러 가지 장난감의 작동방법과 기능상의 차이, 그리고 가지고 노는 방법 등을 자세히
설명해 준 다음에 어린이가 직접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일단 결정하면 그것은 그 어린이의 결정이므로 존중해 주어야 한다.
어머니가 사 줄 때도 있지만, 비싼 것은 가끔 자기가 애써 저금한 돈을 찾아 일부를 보태게 하고,
나머지를 어머니가 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천원짜리를 살 때 " 네가 얼마를 낼 수 있니? " 하고 물어서 1천원을 내면 엄마가 4천원을 내주는 것도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방법이다.
이 때에 자녀가 얼마를 보탰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기가 갖고 싶은 것에 자기가 모은 돈 중에서 일부를
보탰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다. 어린이가 자기 돈을 낼 때에는 꼭 필요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살펴보게 되고
더 깊은 애착을 갖게 되어 물건을 마구 다루지도 않게 될 것이다.
두 세 살이 되면서부터 어린이들은 "내 것"을 가리기 시작하고 서서히 내 것, 네 것, 우리 것, 우리 유치원,
우리 동네, 우리 나라 등으로 이어져 소속감과 소유를 알게 된다.
이러한 시기에 아이들은 내 것과 남의 것을 혼동하기 쉬우며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남의 것이라도 무조건
가지려는 욕심꾸러기가 되기 일쑤이다.
또한 자기 것을 챙기지 않고 놀던 곳에 버리고 오는 경우도 많다.
사준지 얼마 안 되는 물건을 놀던 곳에 그대로 놓고 집에 들어오는 바람에 아깝게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요즈음처럼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어린이에게서 이런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더욱 두드러지게 된다. 어려서부터 자기 물건을 챙기고 아끼는 마음을 기를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세심한 배려를 하지 않으면 자랄수록 고치기가 어려워진다.
이럴 때는 부모님들이 그때그때 채근을 하여, 자기 물건을 소중하게 간수하도록 지도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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